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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아는 맛집

[제주맛집]서귀포 중문동 - 나성 칼국수 (부제: 사람냄새나는 맛좋은 제주도 칼국수 집)

by 서영papa 2018. 3. 4.

오랜만에 제주도에도 봄 기운이 찾아왔다. 


올 겨울은 유독 기온이 낮은 것같은 기분이었는데... 이번 주말은 외부활동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었다. 서영양 가족도 오랜만에 기쁜마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이번 주말은 커피박람회가 있는 서귀포 중문에서 놀기로 결정했다. 서영양 엄마, 아빠는 많은 공통관심사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커피이다. 


사실, 나는 결혼전까지만해도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돈과 시간이 커피전문점에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맛? 그런것도 몰랐다. 그저 믹스커피가 최고라 생각했으며, 아메리카노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나다. 왜냐면... 거기서 노닥거릴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같이 갈 만한 사람도 없엇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맛이 없었다.


그런데, 서영양 엄마랑 연애를 하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서서히 입맛과 취향이 바뀌어갔다. 언제부턴가 커피의 진한 향을 그리워하고 거기에 돈과 시간을 쓰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서귀포에서 진행되는 커피박람회에 사전예약을 해서 구경가게 되었다.(커피이야기는 여기까지...^^)


중문 천제연 2폭포의 모습! 좋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인근에는 어떤 맛집들이 있나?

사실, 제주도 생활을 하면서 굳이 시간을 내서 중문에 갔던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없다. 입도 초기에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느라 다니고, 이후에는 제주컨벤션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것 외에는 딱히 갈일이 없었다. 참... 걷기대회도 있었구나...


그러다보니 중문인근의 맛집을 탐방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래도 맛집이라 생각되는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나에게는 맛집사냥에 있어서 하나의 원칙이 있다. 절대 인터넷을 찾지 말자. 딱! 보고 느낌가는 곳으로 가보자!이다. 


매번 중문인근을 올때마다 지나쳤던 곳이 하나있는데,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집이 하나 있었다.




들어봤나? 보말칼국수!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칼국수가 있다. 그것은 보말칼국수이다. 


먼저 보말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보말은 제주도 방언으로 고둥(고동)을 일컫는 말이다. 서귀포 바다의 조간대에서부터 수심20m까지의 바위나 돌덩이에 서식한다. 썰물때면 바닷가에서 보말을 잡는 광경이 종종 보이곤 한다.


제주도에는 이 보말을 가지고, 조리하는 향토음식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보말칼국수이다.


예전에 자주 가던 칼국수 집 사장님께 보말칼국수 조리법을 살짝 물어본 적이 있다. 사장님은 '에이 할 것 업수다! 그냥 참기름 조금에 볶아서 하면 되요.' 그게 끝이었다.ㅋㅋ


암튼, 제주도에서 보말 칼국수집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모든 집을 다니면서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크게 맛이 틀리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담백하게 맛을 낸 보말 칼국수 집! 중문동의 나성 칼국수!

중문관광단지 인근에 있는 나성 칼국수이다! 


가게외관1. 그냥 동네 분식집의 느낌이다.


가게외관2. 특별히 특징있는 것이 없는 그냥 수수한 가게이다.


우리가 도착학 시각은 점심시간이었다. 그래서인 가게는 이미 만석이다. 다행히 앞의 대기자가 없어서 조금 기다리기만 하면 자리가 나는 상황이었다. 가게에 음식을 드시는 손님들을 쳐다봤다. 다들 너무 맛있게 드시는 것이었다. 또하나의 특징은, 사람들이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아~ 이거 맛집이구나. 국물맛이 좋겠어~!'하면서 혼자 기뻐했다.


곧 우리는 자리에 앉았고, 서영양이 좋아하는 바지락 칼국수와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보말 칼국수를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들어가다보니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다소 있었다. 그러나 그정도의 기다림이야... 맛있다면 모든게 용서되는 요즘아닌가...


음식이 나온다!


음식이 나오고 냄새를 맡아봤다. 아~  좋다! 바지락은 바지락대로, 보말은 보말대로 그 향이 코를 자극한다.


보말칼국수는 보말과 톳이 함께 어우러진 칼국수이다. 바다의 향이 바로 전해진다. 이 맛이야!


깔끔한 바지락 칼국수이다. 바지락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 그런 맛이었다. 서영양도 엄청 잘 먹는다!


또 하나의 숨은 주인공! 겉절이다. 아주 그냥 사람의 혼을 빼놓는 그런 맛이다. 어디를 가나 김치가 맛있으면 그 집 음식은 믿고 먹을 수 있다.


요렇게 음식들이 셋팅되고 나니, 우리집 푸드파이터들은 서서히 피치를 올리기 시작한다.


우리집 1번타자 서영양! 눈빛과 입이 예사스럽지 않다.


일단, 눈을 감고 첫 면발을 끌어당기신다. 전문가의 모습이 살짝 비친다.^^


마지막 자투리를 흡입한다.


그리고는... '아빠! 칼국수 넘 맛있어요. 더 주세요!'를 외친다. 맛있는거는 귀신같이 안다!


1번타자 서영양은 바지막 칼국수를 반이상 혼자 호로록하시고, 거기에 공기밥 하나도 뚝딱 하셨다. 아빠는 전날 회식에서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남은 바지락 칼국수를 처리했다. 처리 후, 보말을 좀 먹으려 젓가락을 드니, 서영양 어머님은 이미 그릇을 비우고 계셨다. 나는 변발 3가닥 정도와 남은 국물 조금으로 보말의 맛을 마무리했다. 


한 젓가락도 안되는 양이었지만, 맛을 음미하게에는 충분했다. 보말 칼국수는 여느집의 맛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국물에서 분명 다른 맛이 있었다. 그것은 톳의 역할이었다. 톳으로 그 담백함을 끌어올렸고, 간을 세게 하지 않은 것이 신의한수였다. 


우리 3명의 푸드파이터는 싹싹 긁어먹고, 이 곳에서 별도로 판매하고 있는 찜빵 10개를 사고 사라졌다.




가게를 나서면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가게에 따라 보말에서 느껴지는 짠맛이 강한 집이 있는데, 여기는 그러하지 않았다. 톳과 함께 어우러진 맛은 상당히 내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상당히 까다로운 미각을 자랑하는 서영양 엄마도 너무 좋다는 말과 함께... 또 오자는 이야기를 했다.


바지락을 드신 우리 서영양! 

'서영아... 서영이가 먹은 조개 칼국수는 어땠어? 맛이 괜찮았어?' 했더니... '아빠! 맛있어요! 우리 또 먹어요!'라고 대답을 하는 서영양!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고, 이렇게 기분좋게 나오면 꼭 세상을 다 가진듯한 느낌이다. 그러면서 느끼는 건....


세상살이 별거 있나? 너무 빠듯하게 살지말자! 꼭 최고급 소고기를 먹어야 행복한가? 아니다. 칼국수 한그릇으로도 충분히 그 이상의 행복함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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