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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이야기

[아빠육아]독감과 1,500원의 행복(부제: 서영양이 어느새 많이 성장했다.)

by 서영papa 2018. 1. 23.

최근 독감의 유행으로 인해 병원은 그야말로 시장을 방불케한다. 서영양에게도 독감은 매년 연례행사이다. 작년 이맘때도 독감으로 며칠을 골골했던 서영양이다. 올해도 아니나다를까, 지난 금요일 저녁부터 서영양의 상태가 좀 의심스럽다. 밥도 먹는둥 마는둥, 놀이도 하는둥 마는둥... 그냥 기운없어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수상쩍다.

 

 

 

 

 

 

 

독감 전조증상

서영양은 저녁식사를 맛있게 한다. 식사 후, 놀이를 엄청 활발히 한다. 기분 좋은 날에는 책도 열심히 본다. 물론 아빠나 엄마가 옆에서 함께 읽어줘야 하지만...

 

 

그러나, 지난 금요일은 좀 이상했다. 저녁밥 먹는 폼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아주 약간의 미열은 있었으나, '일단 내일 보자'하는 마음으로 잠을 잤다.

 

토요일 아침... 나름 컨디션이 좋다. 그래서 아빠는 어승생오름을 가자고 제안했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았으므로 등산을 하기에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승생오름은 아이젠이 없이 올라가기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넘 많다. 그래서 등산은 조금 오르다 포기! 그러나 윈터축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과 놀거리는 충분했다. 그래서 썰매도 타고, 범퍼카도 타고... 나름 어승생오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가 문제다. 갑자기 서영양의 기운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잠이 온다는 아이의 말에 일단 차에 타서 집으로 향했다. 본래 목적은 서영양 옷이랑 신발을 갈아입히려던 것이었다. 그러나 잠을 자는 아이의 이마를 만져보니 열이 자꾸 오르는 것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이건 아니다.'하며 근처 병원으로 갔다. 체온은 38.5도. 아직 독감이라 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말과 함께 처방한 약을 먹어도 고열이 지속되면 다시 내원하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잘 놀고나서 갑자기 기운이 떨어진 터라... 그런데, 이상한건. 처방한 약을 먹고 서영양이 완전 살아난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또 열심히 마트에서 장을 보며 놀았다.(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아빠품안에서 곤히 자는 서영양>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으나 또 열이 오른다. 그러면서 밥 먹는 것이 좀 이상하다. 집에 돌아와서 잠이 온다는 말과 함께 서영양은 아빠의 품에서 있기를 원했다. 그래서 아빠가 오랜만에 직접 재웠다. 한참 놀면서 웃고 떠들어야 하는 시간인데 자는 모습을 보니 괜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방한 약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영양은 계속해서 38~39.5를 왔다갔다 했다. 두어시간을 자고 난 서영양은 좀 쳐져있는 상태로 아빠와 책읽기를 하고 잠이 들었다. 

 

 

 

 

역시! 독감이었다.

일요일 아침, 서영양의 컨디션이 다시 좋아졌다. 그런데 콧물과 열은 그대로였다. 일단 아침에 서영양과 클레이로 한바탕 놀고나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은 그야말로 시장을 방불케했다. 어른 아이할 것없이 거의다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얼른 독감검사를 마치고 처방전을 받아서 집으로 왔다. 

 

참고로... 서영양은 약을 아주 잘 먹는다. 아니 좋아한다 표현이 맞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약을 먹는 것으로 얼굴을 붉힌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처방한 독감약을 아주 잘 먹어줬다. 먹고 나더니 '나 이제 괜찮아 지는 거야?'하면서 웃는다. 아빠는 속으로 '기특하다~'를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평소와 동일하게 열심히 놀았다. 서영양의 컨디션은 100%에 가깝게 회복이 되었다. 약빨이 받는건지 괜히 기분이 그런건지... 일요일은 38도 정도의 체온을 유지하면서 마무리를 했다.

 

 

 

1,500원의 행복!

이번 독감을 계기로 서영양이 참 많이 성장했구나를 느꼈다. 집에서 하루종일 엄마랑 있었지만 너무 재밌게 잘 놀았다. 월요일에는 유독 아빠에게 화상전화가 왔다. 아빠가 보고싶단다.ㅋㅋ

 

오늘의 미션! 서영양은 '아빠! 나 오늘 엄마말도 잘 듣고, 재미나게 놀고 있어요. 그런데... 나 킨더조이가 너무 먹고 싶어요. 아빠가 집에 올때 꼭 사줘요. 그리고... 핑크색 키티로 사줘요.'한다. 킨더조이에 키티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옆에서 엄마가'서영아, 킨더조이에 핑크색은 있어도, 핑크색 키티는 없어.'했다. 

 

퇴근전에 짬을 내서 편의점을 들렀다. 핑크색 키티 킨더조이는 존재했던 것이다. ㅋㅋ

  <이렇게 딱!하니 핑크색 키티 킨더조이가 있다.(우리가 너무 안사줘서 몰랐나?)>

 

1,500원짜리 킨더조이 하나를 사면서 괜히 나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집에가서 서영양이 좋아할 것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퇴근 후, 집에 도착! 서영양은 "아빠, 다녀오셨어요~ 하면서 으흐흐. 킨더조이는요?"한다. 그래서 아빠는 "짜잔"했다. 서영양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듯 했다. "엄마~ 아빠가 킨더조이 핑크색 키티 사왔어요"하면서 좋아한다. 이게 뭣이라고... 그야말로 1,500원의 행복이다. 다행히 서영양의 독감증세는 호전이 되어 거의 돌아왔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성장한다.

예전에 어디에선가 이런 문구를 본적이 있다. '아이는 아프면서 성장한다!' 이말이 과연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지를 생각하면 꼭 그런건 아니라본다. 어른도 마찬가지로 아프면서 성장하는 것 아닌가? 암튼, 이번 독감을 계기로 서영양이 또 한번의 내적 성장을 한 것같다. 참고 견디는 힘. 나도 힘들지만, 엄마 아빠도 힘들다는 상대에 대한 배려(이건 솔직히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다. 실제는 아닐 수 있다).

 

작년과는 확연히 차이나는 서영양의 태도이다. 1년사이 외적, 내적성장을 많이 한 것같다. 병원에 갔다가 서영양의 키와 몸무게를 쟀다.

<키가 많이 컸다. 몸무게도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

 

외적으로 상당히 많이 성장했다. 아직 키에 비해 몸무게가 덜 나가는 편이지만, 아빠는 걱정안한다. 서영양은 많이 먹는다. 그런데 더 많이 움직인다. 그래서 살이 찔 겨를이 없다. 마른편이지만 상당히 건강하다. 남들 일주일씩 간다는 독감도 만 하루만에 원상복귀했다. 

 

끝으로... 아빠는 서영양의 이러한 변화가 참 좋다. 항상 긍정곡선을 그리면서 변해가는 모습이 너무 좋다. 엄마, 아빠가 좀 더 서영양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서 더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것이 아빠의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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